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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크 人사이드] 서홍명 통합신공항 대구시민추진단 집행위원장

작성자 사무국
작성일 19-11-23 10:45 | 3,233 |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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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 굉음 없는 곳에서 수업하고 싶다던 교사의 말 뇌리에 박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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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홍명 통합신공항 대구시민추진단 집행위원장이 21일 동구 대구시민추진단 사무실에서 기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현덕기자 lhd@yeongnam.com

 

1958년 대구에 공군기지가 처음 들어선 이후 51년 만에 K2 이전이 가시권에 들어왔다. 군사공항인 K2와 대구공항을 함께 옮기는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이전을 위한 부지가 내년 1월21일 주민투표를 통해 최종 결정된다. 그동안 대구시민들이 도심이 팽창하면서 주택가 가까이 자리한 군공항을 다른 곳으로 이전하는데 들인 각고의 노력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서홍명 통합신공항 대구시민추진단 집행위원장은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이전은 지역의 미래와 후손을 위한 길”이라고 했다. 12년 전(2007년) ‘K2이전 비상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으로 공항 이전 추진 활동을 시작한 서 위원장, 지금은 ‘통합신공항 대구시민추진단’에서 활동 중이다. 21일 서 위원장을 만나 공항 이전에 대한 견해를 들어봤다.

2007년 K2 이전 비대위 발족으로 시작
영남일보 시리즈 기사에 공감대 형성돼
50여년 소음피해 주민들 원성 터져나와

공항 후적지 신도시 개념으로 개발해야
지역민 희망 담아내야 불협화음 없을 것
대기업 연구소·신소재기업 들어왔으면

대구시민 대다수 공항이전 수용 분위기
반대 여론 설득하는 토론·홍보전 필요
지역 국회의원 사업완료 한목소리 내야

 

▶대구공항 통합이전이 이제 막바지를 향해 달리고 있다. 내년 1월21일 이전 후보지를 결정하는 주민투표가 실시된다. 소회가 남다를 것 같은데, 그동안 기억에 남는 활동은.

“활동을 처음 시작했을 때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2007년 동·북구 주민을 중심으로 ‘K2이전 비상대책위원회’를 처음 발족했다. 그전까지만 해도 ‘안보’라는 두 글자 때문에 군 공항을 옮겨야 한다는 이야기조차 꺼내지도 못하는 분위기였다. 주민들은 소음피해 등의 불편을 감수하고 살았다. 그러던 중 영남일보에서 K2 이전이 필요하다는 시리즈 기사를 냈다. 이를 계기로 공항을 옮겨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그때부터 50년 넘게 공항으로 인해 피해를 보던 주민들의 목소리가 봇물 터지듯 나오기 시작했다. 당시 비대위가 주민 서명(40만명) 등 K2 이전 운동을 활발히 펼친 결과, 이명박정부의 대선공약에 포함되기도 했다. 아직도 생각나는 일화 중 하나는 당시 성광고와 경상고 교장을 만났던 일이다. 두 사람이 ‘비행기 소음 없는 곳에서 수업을 하는 게 소원’이라는 말씀을 하셨던 게 뇌리에 박혀 있다. 그 이후로 더 책임감을 느끼고 공항 이전 운동을 해왔다. 초창기 활동을 할 때 함께하던 모든 분이 남이 하지 않는 일을 지역을 위해 한다고 자부하면서 일했다. 그야말로 독립운동을 하는 심정으로 일했다.”

▶K2 주변 지역 주민들의 소음 피해는 어느 정도인가.

“동구와 북구, 수성구 일부 지역 주민들은 공항으로 인해 재산권과 학습권, 행복추구권 등의 기본권을 박탈당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직접 살아보지 않은 사람은 그 고통을 말할 수 없다. 우선 비행기가 이륙하거나 착륙할 때는 굉음으로 일상적인 대화와 통화는 물론, TV 시청도 어려울 정도다. 일부 학교는 이전하거나 2중 방음창을 설치했다. 노인들은 이명으로 고생하고 있다. 최근에 이르러서야 소음 배상을 받고 있지만 수십 년간 관련법 미비로 보상조차 못 받고 살아왔다. 이런 시점에서 공항 이전은 지역 주민 입장에서는 아주 반가운 결정인 것이다. 수십 년간 받아온 피해에서 완전히 해방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대구공항 이전 후적지는 어떤 식으로 개발돼야 한다고 보나.

“주거나 상업 지역과 대기업 유치지역, 관광 지역 등으로 적절히 나눠져야 한다고 본다. 공항을 옮기고 나면 약 759만㎡(230만평) 되는 면적을 개발해야 할 것으로 보이는데, 미래 지향적인 도시가 건설되길 바란다. 후세를 위한 공간이 돼야 한다. 현재 대구 도심에서 유일하게 개발 잠재력이 있는 곳이다. 이곳에 대기업의 IT 연구소나 신소재 관련 기업이 유치되길 바란다. 그래야 대구의 후손들이 좀 더 먹고살 만하지 않겠나. 신도시 개념으로 개발해야 한다. (후적지 개발을 위해선) 충분한 공론화 과정이 필요하다. 전문적인 지식을 가진 각계 전문가와 지역 주민이 머리를 맞대야 한다. 그간 피해를 입어온 주민들의 희망도 일정 부분 담아낼 수 있어야 한다. 이처럼 충분한 대화를 통해 후적지 개발을 추진한다면 불협화음 없이 진행될 거라 생각한다.”

▶최근 영남일보 여론조사 결과 공항이전에 대해 대구시민 40.2%가 찬성했다. 그러나 반대한다는 의견도 30.4%였다. 실제 공항 이전이 현실화하면 갈등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이는데.

“여전히 반대하는 시민들도 계시지만, 이제는 대다수 시민이 공항 이전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공항 이전을 반대하거나 군 공항만의 이전을 추진하는 활동도 많이 줄어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럼에도 시민의 목소리를 통일하기 위해 반대하는 주민들을 대상으로 토론을 벌이고 설득을 한다면 (공항 이전에 대한) 인식이 좀 더 나아지리라 생각한다. 긍정적인 면과 미래에 대한 기대를 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홍보도 필요하다. 상대적으로 서구와 달서구, 달성군 지역 주민이 ‘거리가 멀어진다는 점’ 때문에 거부감을 느끼는 것 같다. 하지만 이들 지역의 경우 순환도로나 공항철도가 연결되면 오히려 현 대구공항보다 접근 시간이 줄어들게 될 것이다. 접근성에 대해서는 우려하지 않아도 될 거라 본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소속 부울경(부산·울산·경남) 지역 국회의원들이 지속해서 김해공항 확장안에 대한 재검토를 요구하고 있는데, 이에 대한 입장은.

“김해공항 확장안을 없던 일로 하는 것은 절대 있어서는 안 될 일이다. 확장안이 확정된 지 4년이 다 돼간다. 이는 또 대구경북과 부산경남울산 5개 지방자치단체장들이 합의한 사항이다. 세계적 공항 전문기관인 파리공항공단 연구소(ADPi)가 검증해 결론이 난 국책사업이다. 이를 번복한다는 것은 국가적으로 엄청난 손실이고, 그럴 명분도 없다. 이 밖에도 대구공항 이전은 기부 대 양여방식이라 재원 충당이 비교적 용이하다. 그러나 김해공항을 확장하지 않고 부산 가덕도 신공항을 건설하려면 10조원대의 재원이 필요하다. 그 재원은 어디서 확보할 것인지 대책도 없다. 결국 국민의 세금을 써야한다. 또한 가덕도 신공항과 대구경북 통합신공항이 항공수요를 나누다 보니 두 공항 모두 적자 공항이 될 가능성도 크다.”

▶내년 4·15 총선을 5개월 가량 앞두고 있다. 공항 이전과 관련해 지역 정치권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이전 과정이 아직도 완전히 매듭지어진 상황이 아니라 혹시나 또 무산되진 않을까 걱정이 되기도 한다. 총선을 앞두고 정치적 수단으로 공항 이전이 이용되지 않았으면 한다. 지역 국회의원을 비롯한 정치권에서 이전 절차가 확실히 마무리될 수 있도록 노력해주길 바란다. 때로는 한목소리로 ‘김해공항 확장안 재검토’를 요구하는 부울경 지역 정치권이 본받을 만하다는 생각도 든다. 이제는 TK 정치권도 주민들과 함께 공항 이전에 대해 머리를 맞대고 노력해주길 바란다.”

▶대구경북 지역민에게 하고 싶은 말은.

“어느덧 활동을 시작한 지 12년이 지났다. 돌이켜보면 많은 일들이 있었고, 긴 시간이었다. K2 공군기지 이전 운동으로 시작해 통합신공항 이전으로 결실을 보게 되는 것 같다. 우여곡절도 많았다. 그럼에도 꼭 이뤄내야겠다는 의지가 생기기도 했다. 활동 과정에서 부족한 점도 많았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진중하게 임해줬다. 이들 모두가 자발적으로 참여했다는 점은 높게 평가돼야 한다. 그리고 지역의 후세를 위한 마음으로 운동을 했다. 아직 공항이 옮겨지기까지 여러 절차가 남아 있는데, 마지막까지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응원하고 싶다.”

민경석기자 mean@yeongnam.com

■ 서홍명 통합신공항 대구시민추진단 집행위원장 프로필= △2007년 5월 대구 동구 주민자치연합회장 △2007년 10월25일 K2이전 비상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 △2008년 4월20일 K2이전 대구시민추진단 준비위원장 △2008년 8월26일 K2이전 대구시추진단 집행위원장 △2015년 2월25일 대구시 주민자치회장 △2017년 3월20일 통합신공항 이전 대구시민추진단 준비위원장 △2017년 8월17일 통합신공항 대구시민추진단 집행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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