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통합신공항 이전 사업이 원점에서 재추진될 경우 경북의 일부 지자체가 공항 유치를 희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올 초 후보지를 선정하고도 법과 합의를 둘러싸고 신경전을 펼치고 있는 군위와 의성은 인구소멸로 사라질 위기에 처한 지역을 살리기 위해서라도 결정을 미뤄서는 곤란하다는 지적이다.
이승호 대구시 경제부시장은 16일 “단독 후보지인 군위 우보와 공동 후보지인 군위 소보ㆍ의성 비안 중 최종 이전지 선정이 어려울 경우 통합신공항을 유치하려는 지자체가 경북에 있다”고 밝혔다.
이 부시장은 “통합신공항 이전을 위한 국방부의 의지도 강하기 때문에 이들 지자체가 결단하는 것이 가장 좋다”며 “군공항 이전을 추진하는 3개 도시 중 대구의 여건이 가장 좋기 때문에 통합신공항을 성공모델로 만드는 것이 국방부의 과제”라고 말했다.
대구시도 최근 경북도, 국방부 담당자와 만나 대구의 타협안을 최종적으로 제시했다. 대구시에 따르면 군위 소보ㆍ의성 비안 공동후보지를 이전지로 선정하는 대신 지자체 이전사업비를 절반으로 나누지 말고 군위에 3,000억원 전액을 지원토록 건의했다. 또 민간공항 터미널과 1조원 규모의 항공클러스터도 군위 쪽에 짓도록 제안했다.
대구시는 군부대 영외 관사에 대해서는 의성 쪽에 건설할 것을 제안했으나 국방부가 이를 거부하고 군위 쪽에 짓기를 희망했다.
군위는 주민들이 양해할 경우 이 안을 수용할 가능성이 있으나 의성은 항공기 이륙 시 소음피해만 보고 껍데기만 남는 셈이 되기 때문에 받아들이기 힘들 것으로 보여지고 있다.
대구시는 이 타협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군위 우보 단독 후보지를 제안하는 대신 항공클러스터는 의성 쪽에 건설하는 안을 제시할 계획이다.
하지만 군위와 의성이 두 타협안을 모두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통합신공항 이전은 원점에서 재추진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통합신공항 이전사업은 지난 1월 최종 이전지 선정 주민투표 결과 공동후보지로 결정됐으나 군위군은 ‘후보지 유치 신청은 단체장의 권한’이라는 군공항 이전특별법에 근거해 단독후보지만 신청한 상태다.
국방부는 다음달 3일 선정위원회를 개최해 대구시의 타협안 수용여부를 확인하는 등 이전부지 선정 여부를 판단할 예정이다.
전준호 기자 jhjun@hankookilbo.com